작성일
2021.07.22
수정일
2021.07.22
작성자
한반도평화연구소
조회수
461

최기용, '북한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접근법'


북한의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예를 들면 철도의 전철화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북한은 사실 전기 에너지 부족으로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가 탈북자를 통해 전달되기도 하며, 이는 실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남북 철도 사업을 논의하면서 고려된 부분이다. 산업 전반적으로 접근하면 중공업 육성을 추구하는 북한 당국의 정책으로 인해 부족한 에너지 환경에서 민간보다는 산업시설에 우선 공급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에너지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북한의 에너지 부족 원인은 90년대 경제위기로 국가 경제 시스템이 붕괴 직전까지 가면서 심각해졌다. 이후 경제위기를 어느 정도 개선하면서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하였다. 고효율의 에너지 생산을 할 수 있는 석유나 원자력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여야 하는데 어려운 경제상황과 대북제재로 인해 쉽지가 않다. 그마저도 전략물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군수물자로 분배되어야 해서 그대로 산업 및 민간으로 공급되지 않는다. 그나마 북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탄 정도가 전력 생산에 활용될 수 있으나, 이는 효율이 좋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 수출되는 물품 중 하나이기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쓰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물론 북한이 이러한 상황에서 관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화력발전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 북한은 매 신년사 등에서 에너지 문제를 언급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화력 발전을 대체할만한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연구 개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가 경제 계획에서도 이에 대한 기초 연구 및 기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중 가장 획득하기 쉬운 수력발전은 북한이 실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력발전은 강수량이나 기타 기상 환경 여건 등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일정하지 않고 반드시 친환경적이지만은 않다. 세계 재생에너지 기술 수준에 비하면 북한이 실용화하고 있는 에너지 공급 인프라는 열악하거나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여전히 북한의 에너지 여건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고, 개선의 여지도 불투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과 평화적인 통일을 하거나, 통일을 전제로 한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가장 시급한 문제는 현대 산업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는 꾸준한 경제개발을 진행해오면서 이에 맞는 에너지 인프라의 증설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전통적인 에너지 생산 원천인 화력발전 등이 미세먼지 발생 등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에너지 생산 인프라를 교체하려는 수준이다. 이는 에너지의 확보 문제를 넘어서 에너지 생산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우리나라의 경제여건을 잘 보여주는 예시이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 당장 급하다는 이유로 값 싼 에너지 생산 인프라를 서둘러 구축할 필요는 없다. 급속도의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빠른 에너지의 확보도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다시 인프라를 교체하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에너지 환경 구축 문제를 접근할 때, 이러한 비용을 최소화하며 지속가능한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한 재생에너지 기술은 태양광이다. 북한의 환경은 삼림이 대부분 파괴된 상황이기에 삼림 재생 사업을 다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전력 생산을 위한 지역과 삼림 재생 지역을 구분하여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가 삼림을 훼손하며 태양광을 설치하는 환경파괴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고도가 높고 고원지대가 많은 북한 지형 특성으로 인해 풍력 발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강원도 대관령 등에서 풍력발전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고도가 높은 산악지형이 풍력발전에 유용한 측면도 있지만, 소음이 심해 민가와 분리된 지역에서 설치한 이유이다. 그러나 북한은 국토를 전면적으로 재개발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수준으로 낙후되어있는 곳이 많다. 따라서 전력 획득을 위한 전용 지역을 따로 분리하여 재생에너지 발전 구역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이 밖에도 기존의 수력발전을 개량하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을 다시 활용해볼 수도 있다. 이 모든 판단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면서 최대한의 에너지 확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단계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북한의 에너지 인프라 개발은 기존의 낙후된 에너지 인프라를 모두 무시하고, 최신의 기술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는 실험장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급속도의 경제성장을 하면서 값 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했던 구식 인프라가 현재 환경문제로 직면하고 있다. 물론 북한 또한 경제개발을 위한 에너지 확보 노력을 해 왔고, 에너지 시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간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북한의 현실을 보았을 때, 전면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에 개선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지출하는 환경비용을 다시 지출하지 않도록 현대적인 에너지 시설을 체계적으로 구축해보는 접근법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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